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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값, SK네트웍스에 일감 몰아주기

2011/07/18 17:45 | Posted by 깊은 바람

 요즘 기름값 문제가 SK로 화살이 돌아가는 분위기다. 소비자시민모임의 유가 분석도 그렇고, 정부쪽 생각도 그렇고, 주유소협회측도 비슷한 분위기 같다.
 요지는 SK이노베이션이 SK네트웍스에 기름을 싸게 공급하면 SK네트웍스가 마진을 붙여 주유소에 팔아 불필요한 유통단계를 만들며 SK주유소 기름값이 가장 비싸게 한다는 것이다. 그래놓고 SK이노베이션은 SK네트웍스에 공급하는 가격을 오피넷에 공개해 싸게 공급하는데 주유소들이 비싸게 받는 것처럼 한다는 말이다. SK이노베이션측은 말도 안된다고 주장하지만 드러난 사실만 보면 이 같은 주장이 타당한 것 같다.
 사실 SK주유소들은 GS칼텍스나 에쓰오일 등 다른 주유소보다 기름값이 비싸다. 특히 SK네트웍스가 직영하는 주유소들은 더 비싸다. 기름값이 리터당 2000원을 넘네 마네 할 때도 SK직영 주유소들은 2000원을 넘겨 받았다. SK텔레콤과 연계한, 또는 SK네트웍스의 할인카드를 이용하면 몇십원 추가할인을 더 받을 수 있다는 이유를 댔다.
 그러나 진짜 문제는 SK그룹의 사업방식이다. SK텔레콤의 경우 예전에 KT가 KTF와 합병 전에 KTF의 가입자 유치를 대행하는 재판매사업으로 수조원의 매출을 올리는 것을 보고 “아빠가 아들 몫을 뺏어서 아버지 배불리기”한다며 맹비난 한 적이 있다. KT가 KTF 가입자 유치를 하면서 통화료의 일부 등을 챙기며 자회사 몫을 가져가는 무임승차를 했다는 비판이었다.
 그러나 SK네트웍스의 사업방식을 보면 그룹 계열사의 거의 대부분 상품을 ‘재판매’하고 있다. KT가 자회사 KTF 하나의 등골을 빼먹었다면 SK네트웍스는 그룹의 등꼴을 빼먹는 셈이랄까. SK네트웍스는 기름도 팔고, 휴대폰도 팔고 계열사 콜센터도 운영을 대행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나 SK네트웍스 홈페이지를 보면 SK계열의 거의 모든 것을 판매대행하고 있다. 물론 자기들 입장에서는 경영 합리화 차원에서 아웃소싱을 하는 것이고 그게 기왕이면 계열사 중 하나에 준 것이다.
 요즘 논란이 되고 있는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의 전형이다. 게다가 그 일감은 불필요한 유통단계를 하나 더 만든다. 이는 기름값 논란에서 보듯 SK가 아무리 변명해도 시젯말로 ‘국민정서법’상에서는 유통단계를 하나 더 만들어 소비자들에게 부담을 전가하는 것과 다름 없다.
 게다가 SK네트웍스는 색안경을 끼고 보면 비정상적인 SK그룹의 지배구조를 보여주기도 한다. SK네트웍스는 그룹 지주회사인 SK(주)가 최대주주로 지분 39.14%(5월말 현재)를 보유하고 있다. SK(주)의 최대주주는 SK C&C다. 지분 31.82%를 갖고 있다. SK C&C의 최대주주는 최태원 회장이다. 44.5%를 갖고 있다. 결국 최태원→SK C&C→SK(주)→SK네트웍스로 이어지는 구조다. SK그룹가 SK네트웍스에 일감을 몰아주는 것의 최대 수혜자는 최 회장이라는 말이다.
 이 회사는 2003년 분식회계로 최태원 회장 구속이라는 결과를 낳기도 했다. 역사만큼이나 파란만장한 부침을 겪은 셈이다.
 2002년 2월 검찰이 SK글로벌을 전격 압수수색하면서 무려 1조5000억원이라는 천문학적인 분식회계 사실을 적발했다.
 당시 검찰은 JP모건과 SK증권의 이면거래를 수사하다가 분식회계를 발견하게 됐다. SK증권이 역외펀드를 설립해 JP모건 자회사에게 거액을 빌려 동남아 채권 연계 파생상품에 투자했다가 수천억원의 손실이 발생하자 99년 양사가 이면계약을 맺은 것이다. JP모건이 SK증권의 유상증자에 참여하면 SK가 3년 뒤 웃돈을 붙여주식을 되사주기로 타협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SK글로벌 해외법인이 SK증권 주식을 비싸게 되사주는 역할을 맡으며 1000억원대의 손실을 떠안았는데 이게 검찰 수사망에 잡힌 것이다. 그룹이 휘청거렸다.
 SK네트웍스는 1953년 선경직물로 출발했다. 빛날 선(鮮)에 클 경(京)이다. 사실 이름 그대로 빛나게 크긴 했다. 이후 76년 11월에 종합무역상사 지정을 받고 98년 1월에는 SK상사로 이름을 바꿨다. 98년 12월에는 SK유통을 합병하고 이후 사명을 SK글로벌로 바꿨다 지금의 SK네트웍스로 자리 잡았다. 역사 자체가 돈 되는 온갖 물건을 안팎에 내다파는 종합상사라 지금도 그 업(業)에 충실하다 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SK네트웍스라는 회사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지난해 하반기쯤 SK이노베이션 홍보 담당과 SK텔레콤 홍보담당에게 전화를 했다가 “SK가 흔들리면 네트웍스 때문일 것”이라고 했다. SK 계열사들이 SK네트웍스에 소비자 접점 서비스를 몰아주기하면서 서비스가 개판이 됐다는 생각에서다.
 예컨데 직영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었더니 일정 금액을 초과해 무료 세차를 해준다해서 당일은 바빠서 그냥 갔다가 며칠 뒤 다시 찾으니 오후 6시가 넘었네, 토요일이네 하며 세차를 거부했다. 결국 세차쿠폰은 시한을 넘겨서 버렸다. SK텔레콤과 연계한 카라이프 멤버십에 가입해서 차량 경정비와 내부세차를 하러 스피드메이트를 찾았더만 점심시간대고 서비스 차량이 밀려서 당일 서비스가 불가능하다며 다음에 찾아오라고 했다. 대리점도 아니고 직영점에서 이런 식으로 서비스하냐는 말에 “본사에 고발하시던 맘대로 하세요”라고 직원이 돌아섰다.
 하도 열받아 SK이노베이션에 오랫동안 알던 분에게 전화를 했다. 이 분 말이 “SK네트웍스가 하는 데라 자기들과는 상관없다. 그런 얘기 평소에도 많이 듣는데 말해도 소용없다”고 했다. 휴대폰 문제로 SK고객센터와 통화를 해도 해결안돼 홍보팀에 물어봐도 비슷한 이야기를 했다. “SK네트웍스에 콜센터 운영을 위탁했는데 워낙 박봉에 사람들이 자주 바뀌어 그럴 수 있다”는 식이었다.
 결국 SK그룹도 SK네트웍스에 위탁하고 판매대행하는 게 문제가 많다는 것을 알고 있는 셈이다. 소비자들 불만, 그들도 다 알고 있다. 그런데도 못고치는 것은 앞서 언급한 대로 지배구조 문제기 때문일 것이다. 회장이 결정하신 일에 토를 다는 것은 회사 그만다니고 싶다는 말로 들릴 것이다.
 그래도 SK네트웍스에 일감 몰아주기는 너무하지 않은가 싶다. 이 글을 보는 분들 중 상당수도 SK가 소비자 응대가 엉망이라 생각하셨다면 자세히 들여다 보시길. 아마 SK네트웍스에 위탁한 것일 가능성이 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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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사 여러분, 아기가 에어백인가요?

2011/03/07 10:03 | Posted by 깊은 바람

지난 주말 아시아나항공편으로 광주 처가에 다녀왔다.

비행기표를 예약할 때부터 기분이 나빴지만 다행이 별다른 사고 없이 다녀와 다행이라 생각한다.

기분이 나빴던 것은 항공사들이 아기를 <특수화물>로 취급하는 거 같아서다.

비행기표를 예약할 때 만 9개월 지난 아가가 있다고 하자 24개월 미만은 항공료가 무료라 했다. 대신 좌석 예약 때 앞쪽으로 주고 인터넷을 예약해도 전화를 하라 했다. 전화를 하면서 좌석 배정만 해주길래 <비행기 탈 때 카시트 같은 것은 안주나요?>라고 물었다.

아시아나 대답이 <국제선은 아기 시트가 나오지만 국내선은 거리가 짧아 나오지 않는다>였다.

<그럼 그냥 좌석에 앉고 타야 하나요>라고 묻자 <네>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부모는 비행기 좌석에 앉아 안전띠를 하고 아기는 안고 타라는 말이었다.

만약에 사고라도 나면? 백만분의 1 확률이라지만 비행기는 한 번 사고가 나면 큰 것 아닌가? 국제선은 사고 위험이 더 많아 베이비시트를 제공하고, 국내선은 단거리라 사고 위험이 없어 제공하지 않는 것인지 궁금했다.

이럴 때 기자라는 직업은 유용한 면이 있다. 바로 아시아나항공과 대한항공, 제주항공 등 항공사에 전화를 걸어 물어봤다. 홍보실에. <왜 베이비시트 안주냐>고.

대답은 간단했다. 요지는 크게 돈 버는 노선도 아닌데 베이비시트까지 제공하면 손해가 크다는 것이다. 규정상 관례상으로 국내선은 부모가 유아를 안고 타게 돼 있다는 말이다.

이 말을 집사람에게 하자 대뜸 <그럼 애기가 에어백>이냐고 따졌다.

최근 법이 바뀌어서 고속도로에서 건 일반 도로에서건 뒷좌석까지 안전띠를 하라고 하고, 유아는 모두 카시트에 앉히지 않으면 벌금낸다고 하는데 항공사의 <작태>가 말이 되냐는 거다.

타고 가다 사고가 나면 아기가 부모의 충격을 막아주는 완충장치가 되라고, 에어백이 되라고 안고 타라고 하는 거냐며 분개했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지난달에 KTX를 타고 처가를 같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동행으로 젖먹이를 클릭했더니 그냥 안고 타라 했다.

가만. 그럼 앞으 자가용이 아니라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안전띠 규정은 지키지 않아도 되는 것인가 싶었다. 고속버스를 타거나 기차를 타거나 비행기를 탈 때 안전띠는 성인이나 일정 연령 이상의 어린이만 가능하고 유아는 그런 규정에서 벗어나도 되는 것일까?

뭔가 기분이 이해지기 시작했지만 일단 예약을 하고 지난 주말 비행기를 탔다.

김포공항서 항공권을 찾을 때부터 아기는 마치 <특수화물> 취급을 받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좌석은 엄마아빠한테만 배정됐고 아기는 그저 <INF>라고만 표기됐다. 아마 <유아>라는 infant의 약어 쯤 되겠다.

집사람이 아기를 안고 탔다. 연두는 아직 비행기가 뭔지 모르니 그저 엄마랑 눈맞추고 노는 게 즐거워 보였다. 아내는 아기를 앉고 있다가 바로 식탁(?)에 앉혔다. 양 손을 연두 허리에 두르고 눈을 맞추며 어르고 있었다.

집사람은 일부러 안전띠도 안하고 비행기 출발 전에 식탁 같은 거 앞좌석 의자 뒷편에 제대로 매달으라 하는 것도 안지켰다. 와서 뭐라하면 <애기가 에어백이냐>며 단단히 따질 것이라는 속셈이었다.

그런데 우낀게 승무원들이 보고도 그냥갔다. 평소 같으면 안전띠를 하라느니, 식탁을 올리라는 니 할 텐데 아기가 앉아있는 모습을 보더니 그냥 지나쳤다.

연두는 엄마 아빠의 이런 마음을 모르는 지 마냥 비행기가 신기해 좋아보였다.

유아 동반 승객에 대한 처우는 아무리 생각해도 잘못됐다고 생각한다. 안전 때문에 안전띠 안하면 처벌 내지 벌금까지 때리겠다고 하면서 아이를 안고 비행하라는 것은 크게 잘못됐다고 생각한다. 차라리 애기 비행기 좌석값을 내라고 하면 내겠다.

 


위대한 탄생, 아이돌, 그리고 문희준

2011/02/20 22:40 | Posted by 깊은 바람

 

요즘 금요일 밤만 되면 빠지지 않고 보는 프로그램이 MBC ‘위대한 탄생’이다.

집에서 안테나만 달고 지상파만 보는 터라 케이블에서 했던 ‘슈퍼스타 K’는 그저 그런 음악 관련 프로그램이겠거니 했고, 위대한 탄생이 처음 방영됐을 때는 짝퉁 프로그램인가 보다 했다.

그러다 예선이 끝나고 위대한 캠프가 시작되면서 폭 빠져버렸다. 방송을 보면서 감탄도 하고 때론 울기도 했다. TV보다 뜬금없이 우는 나를 보고 아내는 이상한 듯 쳐다봤다.

5명의 멘토가 하는 말보다는 출연자들의 노래가 감동적이었다. 노래를 듣고 있으면, “아 이 노래가 이런 느낌이었나”하며 뭔가 울림이 있다. 출연자들이 가수가 되려고, 자신들의 꿈이라고 절규하는 느낌이랄까? 문학평론가도 음악전문가도 아니지만 뭔가 호소하고 진심이 깃든 노래를 들을 때마다 감동이 이어진다.

5명의 멘토들이 말하는 것도 신기했다. 입소리라느니, 허리를 바르게 해야 한다느니, 콧소리라느니, 웅얼거린다느니, 음을 놓쳤다느니… 난 좋다…이정도로 생각하는 노래들의 흠결이 그들에게 보인다는 사실이 신기했다. 아니 그러니 작곡가하고 노래도 하는 ‘아티스트’라는 평가를 받겠지 했다.

바비킴의 사랑 그놈을 소름끼치게 부른 정희주나, 울 것 같은 백청강, 1급수라는데 멍때리는 김혜리, 새까만 이태권 등등 합격여부나 누가 멘토가 될까 점치는 재미도 쏠쏠하다.

그렇다. 사람은 뭔가 절실히 죽을만큼 노력하는 모습이 아름답다. 가진 게 많아서 여유롭게 즐기는 사람보다 절실하게 죽을 힘을 다하는 모습이 아름답다. 옛말에 즐기는 사람이 최고라 하지만 이 길이 아니면 끝이라는 생각으로 노력하는 모습도 아름답게 생각한다.

그런데 이 프로그램을 볼 때마다 방송사를 도배하는 아이돌들이 생각난다. 연습생생활을 무지 오래했다는 사람들부터 우연히 또는 재능이 많아 데뷔한 아이돌들은 과연 이런 죽을만큼, 아니면 멘토들이 지적하는 그 모든 과정을 다 통과해서 브라운관에 얼굴을 보였을까 하는 생각이다.

김태원이 '”요즘은 가수들도 예능감이 있어야 한다”고 한 말도 솔직히 충격이었다. 미국에서도 그럴까? 하는 생각도 든다. 워낙 음악과 담 쌓고 그저 어쩌다 노래방에 끌려가면 내 멋대로 노래부르는 터라 음악하는 사람은 음악만 하는 게 좋다는 생각을 버리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이돌과 대비되는 또 한가지는 ‘아티스트’라는 말이다. 신승훈이나 이은미나 김태원 등은 스스로를 아티스트라 할 것이다. 이들은 외국 음악계에서는 누구한테 영향을 받았고 국내서는 누구 계보를 잇고 있다고 말할 것이다.

그런데 아이돌들도 그럴까? 요즘은 아이돌들이 자신의 음악세계에 대해 말하는 것을 보거나 들은 기억이 없다. 그냥 TV나와서 춤추고 노래하고 예능에서 몸개그를 한다. 이들에게 아무도 누구 계보를 잇고 있냐, 좋아하는 뮤지션은 누구냐 묻지 않는다.

그런데 멘토들은 위대한 탄생 참가자들에게는 암묵적으로 또는 밑바탕에 당신은 아티스트가 되고 싶냐고 묻는 것 같다.

가능성 있는 사람, 또는 가수 되고 싶은 사람을 발굴해 훈련시켜 데뷔시키는 그런 기획사 같은 역할을 하지 않는 것 같다.

그래서 문희준이 생각난다. 문희준. HOT 해체되고 솔로로 나와서 록 한다고 했을때 네티즌 안티가 무척 많았다. 무뇌아니 무뇌충이니 해서 합성사진도 많이 돌았고 문희준이 록 하면 원숭이도 록한다는 악담까지 돌았다.

내 기억에 문희준은 스스로를 록하는 뮤지션이라고, 아무리 안티가 많아도 그렇게 말했던 것 같다. 지금 생각해보면 90년대 아이돌이 스스로 껍질을 깨고 한 단계 더 도약하고 싶었던 것 같기도 하다. 그러나 록커 문희준도 요즘은 예능 프로그램 속에서 살고 있다.

위대한 탄생을 통해 꿈을 이룬 Dreamer들은 뮤지션이 되고 아티스트가 됐으면 한다. 아이돌이 아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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